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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에서 열심히 도자기 작업중에 흙 묻은 손을 후다닥 씻고 울어대는 핸드폰을 잽싸게 집어듭니다.

"나 집에 들어가면서 동네슈퍼 들를건데 뭐 필요한거 있어?"
"필요한거?? 음~ 딴건 필요없고 막걸리나 한통 사다주라. 딴거 말고 생탁이라고 있다."
"생탁! 안주는 뭐 해주까?"
"뭐 그냥 반찬있는거 대충 같이 먹으면 된다. 신경쓰지 마라."
"에이~ 그래도. 음~그러면 두부김치 해주께!"
"오케!!"

그림 그리고 들어가던 집사람이 금요일 밤이고 한데 뭐 먹고 싶은거 없는지 물어오는 전화였습니다.
시간이 꽤 늦은 금요일 밤, 작업에 지쳐 피곤하기도 하고 살짝 출출하기도 한 상태라 술 한잔 생각이 납니다.
안그래도 들어갈때 막걸리 하나 사들고 가려고 했는데 집사람이 먼저 전화를 주네요.
밤중에 뭔가 만들어 달라기 미안해서 안주는 됐다고 했는데 냉장고에 있던 두부로 두부김치를 만들어 주겠답니다.
사실 막걸리 안주로 파전도 좋지만 기름기 적고 깔끔한 두부김치가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듭니다.

여러가지 막걸리가 있지만 그 중에 생탁을 사다 달라고 한 것은 생탁 특유의 청량감 때문입니다.
부산 막걸리인 생탁은 다른 막걸리들 보다 유독 탄산이 많고 달아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은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업후에 마시는 생탁의 진한 청량감은 지친몸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느낌이라 다른 막걸리보다 자주 찾게 됩니다.
거기다 생탁은 옛날 텁텁한 막걸리에 사이다 섞어서 달달하게 마시던 그때 그 맛과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업을 마무리 하고 집에 들어가 씻는 동안 집사람이 초간단 두부김치를 완성해 옵니다.
기다리던 막걸리 한병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두부김치를 눈앞에 두니 절로 행복해지네요.
그런데...생탁이 조금 이상합니다.

이미지 출처 [생탁 홈페이지]

제가 부탁한 생탁은 분명 위 사진에 있는 녀석인데요...집사람이 사온건...생탁이 아니라 생탁주라고 되어 있네요. ㅋ
생긴것도 비스무리~한 녹색이고 글자도 첨보는 사람은 헷갈릴 수 있을것 같은데...이렇게 생겼네요.


얼마전에 막걸리에 항암성분이 많다는 기사도 나가고 해서 그런지 인기 있는 막걸리는 동네 슈퍼에서도 금방 매진되어 버리나 봅니다.
자세히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집사람은 생탁이란 글자가 들어 있는 막걸리가 가게에 이거 한가지 뿐이라서 제가 찾는 바로 그 생탁인줄 알았나 봅니다.
디자인을 보아하니 부산의 생탁을 많이 따라한 아류작인것 같아서 우습기도 하고 재밌네요.
뭐 제가 찾던건 아니지만 집사람이 저를 생각해서 사온거니 맛있게 마셔줘야 겠지요.
한모금 마셔보니 이것도 나름 청량감이 있는것이 생각보다 맛이 괜찮습니다.(기대 이상이네요)




요즘 국내외의 막걸리 인기로 인해서 여러가지 비슷한 이름과 디자인의 막걸리가 많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이번에 마신 막걸리도 (훌륭하다고 하긴 힘들지만)썩 괜찮은 맛에도 불구하고 부산 생탁의 디자인을 많이 따라한것 같네요.
물론 제가 그 속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지역 막걸리 업체로 디자인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든 기대 이상의 맛을 내는 두메산골 생탁주를 마셨으니 집사람이 해준 두부김치도 맛봐야 겠지요. ^^

사진을 너무 대충 찍었네요.  초간단 두부김치로 모양도 없이 만들어 온거지만 맛은 훌륭합니다. ^^

잘 익은 김치 볶음과 삶은 두부는 아무렇게나 해서 내놔도 환상적인 맛을 냅니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도자기도 육체 노동이라 그런지 다른 술보다는 막걸리 한사발과 꽤나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먹던 아무 반찬을 내놔도 안주로 잘 어울리기 때문에 특별한 안주가 없어도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지요.
막걸리는 이래저래 고맙고 정겨운 술인것 같습니다.
집사람이 실수로 사온 막걸리 한병에 금요일 밤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Tip1 >>
이제껏 마셔본 막걸리 중에서는 부산의 생탁, 대구 불로막걸리, 상주 은자골 탁배기, 포천 이동 막걸리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부산의 생탁과 대구 불로 막걸리를 1:1 비율로 섞어 마셔도 맛이 괜찮습니다.(그냥 한병씩 섞으면 되겠지요)
다른 막걸리들은 섞어서 마셔보지 않아 잘 모르겠네요.
물론 이 방법은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서 마음에 안드실 수 있습니다. ^^


Tip2 >>
생탁을 맛있게 마시는 또다른 방법을 하나 알려 드릴까요!
흔들지 않아 최대한 침전물과 섞이지 않은 생탁의 맑은 부분만을 따로 덜어낸 후 적당량의 매실 액기스를 섞어 보세요.
매실 액기스는 맛을 봐가면서 적당히 양을 조절 하시면 됩니다.
단, 이 방법도 개인적으로 취향에 안맞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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